서천장의 유래를 아시나요? "허천장이었어. 물건이 다 팔려서 없어서 못 파는 장이라고." 범이네 조계석 (61) 대표의 이야기다. 홍원항이나 마량포구에서 배로 잡은 수산물을 팔던 곳이 서천장이었다. 장포리, 다사리, 군산에서 나는 생선도 제일 먼저 서천장으로 왔을 만큼 소비가 좋았다.
바로 이 서천에서 나고 미식가인 아버지와 제철 수산물을 포식하며 자라난 조 대표는 식당 경력만 28년. 가을 전어와 자연산 대하, 간재미가 나고 서천의 수산물이 화려해질 즈음이면 전국의 VVIP 미식가들이 범이네를 찾아온다. 손님의 60%가 전주, 익산, 군산에서 오는데 그 유명한 전라도 손맛을 두고 왜 서천까지 찾을까? 여기에서만 또 범이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게 있다고 한다.
일단 살짝 매콤하게 담은 돌게장과 꽃게장. 빨갛고 튼실한 살아있는 게들을 골라 청양고추를 넣어 담는다. 도매상에서 하도 까다롭게 구매하니 이제는 알아서 좋은 물건 나오면 일러준다. 범이네 꽃게장은 한번에 30, 50kg씩 주문해 주변사람들 나눠먹는 단골들도 있다. 꽃게무침, 전어무침도 별미다. 전어는 깨끗하게 다듬어 양파, 오이, 미나리를 넣고 새콤달콤 무친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살아있는 물메기로 끓인 물메기탕이 일품이다.
맛의 비결은 의외로 기본 밑반찬에 우러난다. 손님들이 특허 내라 할 정도인 된장찌개가 그 중 하나. 크고 노란 멸치만을 넣어 육수를 낸다. 구수하고 깊다. 회 손님들 중 매운탕 말고 된장찌개를 찾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매운탕 육수 역시 맹물이 아닌 큰 멸치를 5분 이내로 짧게 우린 육수를 쓴다. 또 다른 자랑은 물김치다. 밀가루 풀을 쑤어 고추, 생강, 마늘을 갈아 넣고 양파, 대파, 열무 간을 맞추면 매콤하고 풍부한 범이네 물김치 완성.
손님은 마치 물꼬를 터놓는 것과 같아 흐름대로 몰려가기 마련. 12년 범이네 단골을 잃지 않도록 '바가지 No 반찬 재활용 No' 기본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범이네 수산동 2층 9호
돌게장백반 8천원